Sortie 01 (7) 초과품저장소


 아마 통신망에 걸려있는 모든 통사가 들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여기는 슬러거, 사격점수로 해서 가장 낮은 사람이 RTB해서 아이스크림 쏘기 어떻삼?”
 저, 저 양키색희가?!
 “그거 좋군요. 현재 4위가 누구시더라?”
 저 게이(?)자식까지?!
 “저는 베리베리 스트로베리가 좋아요★”
 쿠거 너마저?! 그건 그렇고 역시 입맛이 애들 수준이구나.
 “세컨 리더, 여긴 531, 편하게 그냥 쏘시지?”
 이런 악랄한 쏘세지같은 넘들, 지가 쏘는 거 아니라고….
 “아오 슈발, 그래 녹차 아이스크림에 파묻어 주마!”
 “와~! 중대장님 쵝오!”
 “이럴 때만 중대장님이지, 망할 넘들, 공짜 좋아하다가 마미당해도 난 모른다?”
 “대머리되는 거겠죠, 푸헷.”
 시작은 슬러거가 했는데 가장 나쁜 놈은 가이가 분명하다. 쿠거? 걔는 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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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카제 선생은 배를 잡고 킬킬대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푸히히히, 정말 아쉬운건 그때 아이스맨의 표정을 보지 못한 거라니까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우리가 그 양반을 골탕먹인 건 그때가 유일했거든.”
 가볍게 웃어제낀 다음, 그루지아 커피를 홀짝대면서 회의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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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지터블 come in.”
 “세컨, 여긴 베지터블. 베어링 투 0-8-5, ascent to 앤젤 트웰브.”
 “세컨 윌코.”
 공대지 사격 훈련이 끝났으면 다음은 섹터53의 전투공중초계 임무, 그 유명한 CAP이 되시겠다. 일단 예정은 1830시까지 잡혀있지만 연료상태에 따라 체공시간은 왔다갔다할 것이 분명하고, 베지터블 입장에서는 최대한 오래 띄워놓으려고 할 것은 안 봐도 비디오, 근로기준법?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적우적.
 “세컨 플라이트, 펜스 인.”
 몇분 안 돼서 섹터에 진입한 편대는 두 개 분대로 나눠서 느릿한 선회를 시작했다. 포메이션은 횡대Line abreast로, 서로 교차선회할 때 걸리지 않을 정도의 고도차를 두고 좌우 간격은 상당히 넓게 벌린다. IR 일루미네이터가 아니면 식별하기도 힘들 정도로 보통 컴뱃 스프레드combat-spread라고 하는 간격인데,
 “쿠거, 잘 보이냐?”
 “예스, 캡틴. 늅늅.”
 “….”
 이래서 과도한 디씨질은 아동의 정서발달에 대략 좋지 않다는 어느 해군출신 정신과 의사의 논문을 인용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그렇게 남북으로 기이이일게 두 개의 레이스 트랙 패턴을 그리고 있은지 15분 남짓 지났을 즈음,
 “세컨, 베지터블.”
 “세컨 고해go ahead.”
 “불스-아이 0-7-0, 130마일에 서쪽으로 이동하는 LOW 항적발견, 세컨 플라이트 액션.”
 “세컨 윌코.”
 불스-아이bulls-eye는 그때그때 정하는 임의의 표지점으로, 아이스맨들의 입장에서 보면 항적의 좌표는 110방위에 70마일정도다. 로우low라는 정보에 따르면 10000피트 아래로 비행하는 저공(?)표적으로 침공타격기의 표준적인 고도영역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불스-아이와 현재 위치를 계산해본 아이스맨이 편대망으로 무전을 돌린다. 표준적인 요격통제였다면 베지터블에서 요격코스까지 산정해서 알려줘야 하건만,
 “아이스맨에서 모든 세컨에게, 베어링 1-2-0, 버스터buster.”
 아까보다 약간 좁힌 간격으로 해리어와 미라지가 먼저 드라이dry 파워로 밟고, 이들의 4시방향에서 바이퍼와 재규어가 역시 100% 출력으로 밟는다.
 “베지터블, 여긴 세컨 씩스, 보기bogey의 정보를 내놔.”
 “여긴 베지터블, 네거티브negative.”
 “이 자식들, 놓쳤구만?”
 “이대로 놓치고, 뒤통수 털리면 골치아픈데….”
 최초의 접촉 이후 지형을 타고 기어들어오는지 접촉을 상실해버린 상황에서 일단 대응부터 시켜놓고 보는 무뇌한 베지터블의 대응에 모든 편대원이 분노게이지는 MAX를 찍어대는데….
 “ASB, 슬러거는 레이더랑 밖에 잘 보고, 쿠거는… 밖에 잘 보고, 가이는 눈깔 크게 뜨고 보고, OK?”
 “슬러거 카피.”
 “가이 카피.”
 “쿠거 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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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M군이 클레임을 걸기도 했지만, 시로카제 선생의 문제, 아니 이번 신작의 대표적인 문제로 제기되는 전문용어가 있었다. 그런데 또 문제는 전문용어만이 아닌 FOX만의, 또는 소속된 소집단의 속어slang라는 존재들이다.
 “ASB는 또 뭐라는 겁니까? 별로 좋은 소리 같아보이지는 않는데.”
 이번은 마침 정리된 원고를 확인 중이던 [부장님]이다.
 “원래는 제작사기술정보라고 해서 Service Bulletin이라고 하는 단어거든요. 거기에 긴급alert을 붙여서 ASB라고 하는 것인데, 캡틴은 저걸 F(삐-)으로 쓰고 있었죠.”
 청소년대상 레이블이라 모자이크 처리가 필요하다.
 “어, F(삐-)이라면 크라우저님이 1초에 10번 외치시는 그 단어네요?”
 막판에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이 쓸모없게 만들어버린 멜론 선생이었다.
 “저, 저기요.”
 뭐라고 말을 꺼내보려한 부장님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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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노트가 넘는 속력으로 3분여를 달렸을 즈음,
 “세컨, 여긴 베지터블, 베어링 1-2-5, 레드 플러스 파이브, 보기bogey 4, 호스타일hostile.”
 “세컨 카피!”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 양쪽의 속력을 감안했을때 그런대로 나올만한 위치다. 대신 15마일은 너무 가깝다.
 “올 세컨, 인게이징engaging.”
 다시 방향을 잡은 편대가 있던 외부연료탱크를 젯션jettison하면서 탐색과 추적을 병행하는데,
 “슬러거에서 아이스맨, 컨택contact 밴딧bandit, 텐마~일, 앤젤 원!”
 벌써 10마일까지 접근, 그리고 적기의 고도는 1000피트밖에 안 된다.
 “여긴 아이스맨, 양쪽에서 압박한다, 쿠거는 나와 왼쪽, 슬러거 분대는 오른쪽으로.”
 “슬러거 카피.”
 “가이 윌코.”
 약간의 간격을 두고 있던 4기 편대가 2개의 2기 분대로 찢어져서 적기를 압박하는 기동에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가이, 스파이크spike!”
 이 녀석들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MFD에 뜨는 블립들의 방향으로 봐서는 4마리 모두 슬러거 분대를 쫓아가는 듯한데, 이렇게 되면 타이밍만 맞춰준다면 상황을 쉽게 끌고 갈 수도 있을 듯하다. 운이 좋다면,이라는 전제하에 말이지만.
 “쿠거, 그냥 들어가면서 우현starboard으로 턴turn이다!”
 “라져!”
 약간 돌아서 들어가려던 아이스맨 분대의 2대가 그대로 직진하다가 밴딧을 쫓아 우측으로 선회한다.
 “아이스맨, 타겟 락target lock, 레이건ray-gun!”
 정상적인 교전절차에 따라 탐색중이던 FCR을 추적으로 모드전환, 6개가 떠있는 블립 중 가장 가까운 하나에 커서를 올려놓고 [조준]콜을 친다.
 여기서 락온lock-on된 것이 아군기일 경우에는 ‘버디 스파이크buddy-spike.’의 답신이 돌아오겠지만,
 “….”
 슬러거나 가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신 조준당한 블립의 방향벡터가 급격히 회전하면서 전방의 밤하늘에 희게 빛나는 광원이 출현했다. 물론 단수가 아닌 복수로, NVG의 대안렌즈에는 약간 녹색톤이 도는 섬광이 시야의 상당 부분을 순간적으로 덮어버렸다가 자동으로 광량이 차단되면서 작아지긴 했다.
 “ASB! 노-조…, 탤리tally!”
 조건반사적으로 눈을 가렸다가 다시 손을 치우자, 아이스맨의 시야에 가로세로로 길쭉한 실루엣의 기체가 플레어flare의 섬광 속에 떠올랐다. 다트로 써도 좋을 정도로 예리한 기수, 단발엔진, 두 개의 사이드 인테이크, 결정적으로 얇은 가변익.
 “플로거Flogger?!”
 “그래, 이 정도는 돼야 할 만하지, 안 그러냐, 쿠거?”
 일단 밴딧bandit의 기종은 오마니 조국 러시아의 다용도 가변익 전술전투기-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발키리]같기도 하다만.- MiG23 플로거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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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쁘진 않죠. 특히나 MiG21이나 쓰던 동네라면 특히나.”
 러브크래프트코미디 전문 라이트노벨 작가인 시로카제 가이 선생은 온데간데 없고, 여기에 앉아있는 인물은 마르고 닳도록 구르고 구른 제1의용전투비행단의 [계약직 외국인 조종사] ‘가이’다. 부장님도, M군도, 멜론 선생도 무의식중에 압도된 가운데 ‘가이’선생의 설명이 이어졌다.
 “공대공, 공대지 모두 준수…하다고는 하기 힘들지만, 고공에서 요격기로 맞부딪힌다면 쉽다고 할 수는 없어요. 숫자만 확보되고 전술만 제대로 구사한다면 이글드라이버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글드라이버는 제공전투기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F15 이글eagle의 조종사들을 가리키는 호칭이다. 최강 기체를 다룬다는 자부심과 그에 걸맞는 실력을 분명히 갖춘 자들이지만….
 “교전규칙과 우월한 자원에 너무 익숙해진 자들이 [거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예?”
 가이 선생의 마지막 말은 혼잣말에 가까워서 조금이라도 들은 건 M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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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거, 그대로 압박해! 저공에서 선회전으로 몰고가면 별거 아냐!”
 간결하고 맞는 방법이긴 하지만 구라가 심한 아이스맨의 전술지시가 되시겠다. 기본이 요격기인지라 대출력의 엔진과, 수동조작이지만 가변 후퇴익의 조합은 맹구23을 포텐셜만 따지면 고도를 따지지 않고 위협적인 상대로 만들지만, 푹 파묻혀서 후방시야가 장님이나 다름없는 동체형상과 바늘 돌아가는 계기로 한정식을 차려놓은 계기판은 그 장점을 다 까먹고도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거기다가 여기의 4대는 실력까지 허접하다.
 “그래! 전부 저쪽으로 몰려가는 구냥?!”
 “쿠거, 레이~건!”
 요기wingman인 쿠거도 시라노 레이더를 활성화시켜 한 대를 조준선에 올려놨다. 아이스맨과 쿠거 모두 탑재하고 있는 단거리유도탄의 시커seeker를, 레이더에 연동시키는 [SLAVE]모드로 셋팅 중인지라, 이제는 타겟을 [보고] 있는 유도탄이 LOCK-ON했다는 신호음이 들리기를 기다리면 된다.
 “Garrrrrrr….”
 아이스맨의 헤드폰에 사이드와인더 특유의 진동음이 들리면서, 타겟박스에 겹쳐진 마름모꼴 박스가 점멸한다.
 “Gooooood tone.”
 어디의 시간을 달리는 대위님 같은 말투를 구사하면서, HUD의 FlightPassMarker를 타겟박스에 걸린 플로거의 진행방향 약간 앞에 위치하도록 스틱을 약간 당긴다. 유도탄의 추진제 소모를 줄이기 위한 Lead shot이다.
 걸렸다는 것을 인지한 플로거의 엔진 배기구에서 후연기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병신. Fox 2!”
 해리어의 좌측 날개 밑에서 로켓불꽃을 끌며 직경 5인치짜리 경금속막대기가 튀어나갔다. 사격 시점에서 이미 거리는 2마일 안쪽으로 접근해 있었고, 3세대형 AIM-9은, 이 거리에서 거의 빗나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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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에서 공대공미사일이 사용돼서 표적에 명중하는 장면을 본 것은 그게 처음이었죠.”
 아무리 가볍게 말한다고 해도 누군가의 목숨이 사라지느냐 마느냐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것이다. 르망레이스하듯이 노트 위를 달리던 멜론 선생의 하드보일드 연필도 지금은 홀로 누워있을 뿐.
 “아, 저도 그전에 몇발 쏴보긴 했어요. 어떻게 기회가 닿아서 츠이키에서 한발, 뉴타바루에서 한발.”
 선생의 말투는 오늘 저녁은 된장찌개로 하겠다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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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플래쉬 원splash one, 플로거.”
 무전에서 흥분따위는 묻어나지 않는다. 그저 절차에 따라 화장실에서 일보고 지퍼를 올리듯이 무미건조한 말투다.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 4대4였던 판세는 4대3으로, 그것도 3쪽이 확 밀리기 시작하는데,
 “오케이 가~이, 좌로 틀면서 들어가! Watch your six!”
 느슨하게 벌린 재규어 XJ6와 닷지 바이퍼-what?-가 외따로 떨어진 플로거 한 대를 노리고 크게 선회한다. 먼저 위치에 들어간 쪽은 재규어, 슬러거는 약간 뒤에서 선회반경 안쪽으로 들어오려고 상승기동을 시작하는 중인데,
 “탤리! 아이갓I got, 아이갓, 마스터 암, 웨펀체에엑.”
 4G로 우턴하면서 사격거리에 플로거를 잡아두고,
 “피퍼 온더 타겟pipper on the TGT!…이익, 거어…?”
 훈련공역에서 TOWED-IR표적을 상대로 톤체크하듯이 쓸데없는 건더기가 많은 느낌, 거기다가 무리해서 기총사거리까지 들어가려는 의도로 보였다. 그리고 [리얼 월드]에서 그렇게 시간을 끌다간 별로 좋은 꼴을 보기 힘들다.
 “Oh shit! 가이, 브레잌!”
 슬러거보다는 낮은 위치, 가이에게서는 좌측후방 약간 위쪽에서 어디선가 나타난 플로거 한 대가 23밀리 총탄을 갈겨대면서 달려든 것이다.
 트레이서tracer(예광탄)의 빛줄기는 말그대로 종이한장 차이로 빗나가고, 재규어는 사격위치에서 뚝 떨어져 회피기동에 들어가는데,
 “아쉬발! 슬러거, 어떻게 안 되겠냐?”
 “네거티브negative! 가이, 레프트턴으로 좀 땡겨와봐!”
 바로 지원해야할 슬러거는 한타이밍 늦게 들어갔고, 가이녀석은 엉뚱한 방향으로 도망가면서 지원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멀어지는 형국, 거기다가 아이스맨은 거리도 거리지만 기체가 좀 많이 느리다. 가장 스펙이 좋은 두 명이 발바닥에 불나도록 쫓아가는 와중에 상황은 전환된다.
 “여긴 쿠거, 탤리! 아이갓! 건스건스guns!”
 F7671 예광탄이 섞여있지 않은 30밀리 나토탄의 분류가 가이의 뒤를 쫓던 맹구23을 도마 위의 고등어처럼 토막친다.
 “우와아아~?!”
 “스플래시 원!”
 크게 세토막난 불타는 맹구23의 잔해가 지상으로 낙하한 공간을 옅은 회색-이라고 해봐야 NVG로 색상까지 구별하긴 힘들지, 라고 가이 선생이 중얼거렸다.-의 미라지F1이 질주한다.
 “가이 괜찮냐?”
 슬러거가 살짝 이격된 좌측에서 가이의 재규어를 따라잡아 살펴보고, 고개를 반대로 돌려서 미라지의 실루엣을 찾는다.
 “쿠거, 아이스맨이다. 스타보드starboard, 2시 방향, 앤젤 파이브.”
 “라져! …탤리.”
 후연기의 불빛이 접안렌즈를 밝게 채우며 이벤트 호라이즌 너머로 질주하나 싶더니,
 “팍스 투!”
 역시 밝은 빛의 로켓모터가 만드는 제트링이 허공을 질주해서 앞쪽에 있던 애프터버너로 빨려들어가고, 땅으로 떨어지는 잔해 하나 추가다.
 “스플래쉬 원, 어게인again!”
 “베지터블, 여긴 세컨 씩스. 밴딧은 어디야?”
 “베지터블 스탠바이. …베어링 0-8-5, 피프틴 마일.”
 마지막을 남은 한 대는 공역을 한참 벗어나 있는데,
 “아놬, 도망가네. 올 세컨 조인 업join-up.”
 통보받은 방향으로 기수를 돌려서 RDR로 추적해보지만, 이미 벅-아웃bug-out해버린 상태다. 일단 뿔뿔이 흩어진 편대부터 긁어모으고,
 “세컨, 여긴 베지터블. 세이say 스테이터스status.”
 전투가 일단락되자 베지터블은 절차에 따라 상태를 물어오고,
 “여긴 아이스맨, 연료 5000아래?”
 “….”
 “그럼 6000넘는 놈?”
 “…가이, 4000.”
 “빨리도 말하네.”
 재규어에 연료 잔량 4000파운드는 많다고 보기 힘들다.
 “베지터블, 여긴 세컨 6. 올 에어크래프트 RTB.”
 “여긴 베지터블, 세컨 플라이트 RTB 카피.”
 예정보다 많이 당겨진 시각이지만 편대는 귀환하기로 했다. 이제부터 아무 짓도 안하고 돌아가도 가이의 경우에는 장주 한 번 돌아볼 연료도 부족할 판이다.
 참고로 가장 연료가 많이 남은 것은 아이스맨의 해리어 [베르단디]로 6200파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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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보자, 그럼 4대4로 붙어서 3대 격추하고, 이쪽의 피해는 전무라는 거네요?”
 “그렇죠. 중대장이 한 대, 쿠거 하사가 두 대. 거기다가 보태서 쿠거는 군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현대에 재래한 하르트만, 아니 마르세이유네요.”
 “아니, 그 두명하고도 틀리다고 봐요.”
 시로카제 선생이 각본으로 참여한 [역시] 모에함이 넘치고 백합삘이 충만한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애프-레코 회식자리다. 주요 CV들 및 원작자, 감독 등 스탭들의 대다수가 총출동해서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 뒤뜰에 바비큐 그릴(!)을 갖다놓고 대낮부터 알콜을 대량동원한 파티'ing 되시겠다.
 물론 전날 올나잇으로 돌관작업 강행해서인지 몇 개인가 시체(주로 음향스탭 및 CV)가 있는 것은 그냥 봐주도록 하자.
 “그 두 명하고도 틀린 건가요?”
 그리고 한손에 맥주캔, 한손에 살살 구워진 쏘세지를 들고 시로카제 선생과 대작중인 [성별:여].
 “틀릴 수밖에 없죠. 하르트만이나 마르세이유나 신병시절의 삽질은 비켜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선생님 얘길 들어보면 스타일은 마르세이유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외견만 보면 로리계인데, 맡는 역은 누님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이번 애니에서도 쭉쭉빵빵한 스타일인 담임선생역) 예명:미즈노 나나코(이터널 17세), 알고보니 숨은 밀덕, 그것도 항덕쪽.
 “꼭 선회전에 디플렉션 슈팅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탑승한 기체의 퍼포먼스나 탑재하고 있는 무장의 특성에 따라, 선회전으로 들어갈 거냐, 급상승해서 중장거리 유도탄으로 한큐에 보내버릴 거냐가 변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미라지F1에 슈페르530이 없으면 결국 할만한 전술은 WVR로 들어가서 디플렉션 슈팅이 되는 거겠네요.”
 이런, 빼도박도 못할 단어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WVR이라니? 이게 모에 애니의 누님전문역 로리성우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효?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봐 부연하자면, WVR은 Within-Visual-Range의 약자로 가시거리내. 즉, 눈(영어로 eye)으로 식별가능한 거리를 말합니다. 어디의 공군은 눈대신 아이다eyedar라는 속어를 쓰기도 하고, 어디의 해군(?)은 MK.1 EYEBALL 센서라는 헛소리를 지껄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라는 상황이 쿠거 하사의 첫 번째 격추인 겁니다.”
 “그러고 보니까 그 공중전이 첫 번째 실전인 사람이 한 명 더 있는것 같은데요?”
 이런, 난 여기를 나가야겠어.
 하지만 안 되잖아? 씁,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 이 밀덕 로리 아가씨에게 다른 떡밥을 투척하고 도망가는 수밖에….
 “아마 거기에 관련해서는 다음 편쯤에 약간 심도있게 다룰 예정일지도 모릅죠. 일단 지금으로서는 다른 통계수치 하나를 언급할 수 밖에 없어요.”
 “저도 아는 수치인가요?”
 “그럴지도 몰라요. 40년대 아메리카 육군항공대의 격추비율문젠데.”
 “하도 많아서 모르겠어용★”
 표정에 넘어가면 지는 거다, 가이. 자, 심기일전하고,
 “육군이 공중전에서 격추한 적기의 40%를 단 1%의 전투조종사들이 독식했죠.”
 “아메리카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도 거의 같지 않아요?”
 “보통은 그래요. 그리고 내가 본 쿠거는 그 1%에 들어가는 녀석이에요. 아니 그 1%안에서도 특별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봐야될 거에요.”
 잠시 둘 사이에 침묵이 깔렸다. 과거를 반추하는 미중년(?)과 초롱초롱(?!)한 눈빛의 로리계 아가씨는 옆에서 보면 의외로 그림이 될법도 한데,
 “어이, 시로선생, 그러고 있으면 밥이 나와, 고기가 나와? 이봐요, 미즈노짱 당신이 맥주캔들고 있으면 왠지 교육적 지도를 해야 될 것 같다고요?”
 공기를 읽었어야지, 여긴 바비큐 파티중이었다고. 저거봐, 당장 작화감독이 태클들어오네요.
 “선생님, 그러고 있으면 우리가 고기 다 먹어치울거에요?”
 그런데 여기서 반응하는 건 미즈노씨군요.
 “아악?! 안 돼여! 나도 고기고기고기!!”
 어느새 왼손에 들고 있던 쏘세지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다음 고기를 찾아서 그릴로 돌진하는 모습은,
 “아하하, 좀 귀여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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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신 친위 비행단 : 2011년 내 이글루 결산....별거 없잖아, 안 되잖아?! 2011-12-27 20:06:53 #

    ... Sortie 01 (7)</a>4위: 만화(5회)|사인본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5위: 일상(4회)|출장 갔다 왔츰.가장 많이 읽힌 글은 나의 ... 입니다. 가장 대화가 활발했던 글은 이글루 운영예규 입니다. (덧글29개, 트랙백0개, 핑백0개)1위:게온후이 (11회)</a>2위:네비아찌 (10회)</a>3위:구데리안 (9회)</a>4위:synki21 (8회)</a>5위:카린트세이 (7회) ... more

덧글

  • synki21 2011/09/06 03:52 # 답글

    와와 알파스트라이크다!! ...인데 쿠거도 디시어 해독능력자였군여 ㅋㅋ
  • neosilly1 2011/09/06 14:09 # 삭제 답글

    얼쑤! 명문이로세!!!
  • 네비아찌 2011/09/06 17:12 # 답글

    우아아 알파 스트라이크!
    얼른 논문 써야겠군요 ㅋㅋㅋ
  • 풍납임가 2011/09/07 06:04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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