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팰컨즈 시즌1 에피소드 1 초과품저장소

장편모드
 1968년 1월, 파주 초리골 야산에서 나무꾼 3형제와 조우한 124부대원들은 이들을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풀어줄지의 선택사항 중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의 선택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저강도전쟁 상황하에서 침투작전을 전개하는 특수전 부대를 괴롭히는 난제로 남게 된다.
 결국 이들이 교전을 거쳐 소탕된 이후 MDL의 남쪽에선 엄청난 사회경제적 변화가 소용돌이치게 되고, 로카프는 4월, 인천 앞바다의 작은 섬에 2325부대 209파견대를 창설한다.

 1968년 1월 23일, 원산 앞바다에서 작전 중이던 USS 푸에블로가 부카니스탄 해군에게 피격, 나포된다. 이에 대응해 USAF 전술공군사령부 예하 제4전술전투비행단이 셜리찰스 ‘척’ 예거대령 지휘 하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세이무어 존슨기지를 출발해 72시간 만에 전북 익산, 아니 군산으로 전개한다. 이들은 6월까지 여기서 꼬막을 캐먹게 된다.

 자기집 뒷산까지 총잡이들이 기어들어오는 개막장의 피바람이 부는 68년을 경험한 근혜아빠는 로카프의 리퀘스트를 받아들여 긴급소요에 가까운 방식으로, 당대 최강 전투기(전폭기)로 불리게 되는 MD사 제품 F-4 팬텀의 도입을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제151전투비행대대를 고담대구에서 창설하고 최초의 6대를 68년중에 리스로 도입한다.
 이렇게 로카프는 영국맛과 팔레비에 이어 3번째 팬텀 라이더에 이름을 올리게 되지만, BVR 무장인 AIM7 참새는 이때 도입되지 않았다는 것이...BH와 로카프는 고고도고속장거리 요격이 되는 팬텀기를 평양 주말농장 쑥재배용으로 쓰기 위해 들여놓은 것이다.

 다음해인 69년, 열도의 아츠기에서 출동한 미공군 신호전자정찰기 EC121이 소비에트 극동함대에 대한 일상적인 정보수집 후 RTB중 동해에서 부카니스탄 공군에게 격추당하는 굴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부카니스탄은 [워닝스타]를 잡기위해 전투기를 분해해서 요격가능한 기지까지 전개시키고 초저공으로 접근해서 급상승해서 사격하는 등 온갖 꼼수를 동원했고, 탑승했던 31명 전원이 사망한다.

 71년, 로카프에게 밑도 끝도 없는 재앙이 닥친다.
 당시 참모차장이자 머스탱 전투출격 77회의 베테랑 주장군이 야간 비행 중 행방불명되고 만 것이다. 이미 54년, ‘빨간 마후라’의 사나이 김영환 장군을 잃었던 기억이 선명한 로카프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수색작전을 폈으나, F-5 자유의 투사 전투기의 부품쪼가리로 확인된 약간의 파편만 뿌연 서해바다에서 건졌을 뿐이다. 결국 순직처리, 공군장으로 거행된 장례식은 비통함의 결정판이었다고, 로카프 공식 기록은 전하고 있다.

 72년, 별로 좋지도 않은 전장인 비엣남에서 발을 빼고 싶은 미군은 월남군 전력을 확충시켜 자기들이 나갈 여지를 만들고 싶어했고, 그 일환으로 운용은 로카프가 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는 미공군 재산으로 잡혀있는 F-5 프리덤파이터와 RF-5 정찰기를 회수, 베트남군에게 이관하기로 한다. 물론 후대의 결과를 보면 죽쒀서 개준 꼴이 돼버리긴 했지만...
 이때 넘어간 숫자가 F-5A/B 36대와 RF-5A 8대로 105전투비행대대와 110전투비행대대가 해편되었다, 라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물론 이를 좌시할 박통이 아니지라... 당장 징징대기 시작한 박통의 진상질에 기존의 151대대를 이어 110대대를 재편할 F-4D 19대가 도입된 것이 이때라고 한다.
 여기에 추가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확실해진 F-86 사브레 제트기를 대체할 경전투기 소요가 대두된 결과, 일단 F-5E/F 고양이-Ⅱ 30대를 단숨에 발주하게 되고, 2년후 수령한다.

 75년도 로카프에겐 격동의 해였다. 유명한 방위성금모금운동으로 75년에 추가도입되어 [방위성금헌납기]라 불린 5대의 F-4D와 함께, 미사일만이 아닌 20밀리 기총을 고정장비한 신형 F-4E 팬텀을 도입하기로 서명한 것이 시작이었다. 특히 여기에 패키지로 포함된 AIM-7 스패로 중거리공대공 유도탄은 바야흐로 로카프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공대공 교전을 가능하게 하게 된다. 

 그리고 76년 8월, 판문점에서 도끼가 휘둘러진다.
 아이다호주의 마운틴 홈에서 고담대구까지 31시간...366전술전투비행단 [건파이터즈]가 F-111F 20대를 전개시켜서 작전가능까지 걸린 시간이다. 하늘엔 BUFF, 바다엔 캐리어라는 슈퍼파워에 밀렸지만, 한밤중에 어디든 들어가서 쑥을 심고 나올 수 있는 초음속전폭기는 존재자체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후일, 이 20대의 111들은 지구를 반바퀴 돌아서, 피쉬 & 칩스의 나라 영길리에 주둔한 48전술전투비행단으로 이관되어, 나토가 가진 [격멸의 세컨드 불릿]으로 불리게 되는데, 그것은 또 나중의 이야기...

 근혜아빠와 재규와 지철이 등이 시바스리갈 한병까고 실탄으로 공공칠빵 게임을 한 79년, 칼(KAL)은 아름이(ARMY)와  로카프가 영혼의 벗이 될 수 있는 수단인 A-7 커세어의 녹다운 생산권을 획득했다. 중간단계로 복좌기인 A-7K 10대를 직도입해서 전환교육 용도 등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81년, 김해 기지 활주로에서 건담 컬러로 도장된 A-7D 1호기 [제공호]가 초도비행에 성공한 것이 83년이다.

 83년이 됐으니 말인데, 이 해도 다사다난한 한 해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9월 1일, KE007편이 PVO에게 격추당하질 않나, 10월 9일에는 부카니스탄 최대의 자충수 중 하나로 평가되는 아웅산 묘역 테러로 정부 요인들이 쓸려나가는 참사가 벌어진다.
 거기다가 88년으로 결정된 올림픽과, 그전의 86년 아시안 께임을 대비해야 하는 온갖 악몽의 시츄에이션이, 노스롭과 피스톨 박의 로비(라고 쓰고 겐세이라고 읽는다.)를 헤치고 전력증강의 왕도를 가야하는 로카프의 앞을 막아댄 것이다.
 
 87년, 하천기 도입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역시 KE858편 테러였다. 전개한 524전술전투비행대대가 쓰던 F-111D를 리스받아 고담대구에서 87년에 한미합동부대로 재창설한 것이 후에 158대대라고 불리게 된다고 공간사는 적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창설직후 바로 광주로 이동, 연합사 직할의 조커로서의 기능을 길이길이 이어받게 되는데...

 90년대 반도의 핵위기는 또 다시 BH와 용산의 마스터 플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평양에 이어, 영변이라고 하는 새로운 버킷타겟 리스트(?)의 추가는 로카프의 새로운 퀘스트로 떨어졌고, 86년의 카다피와 91년의 사담이 어떻게 다구리를 맞았는지 구경한 로카프는 158대대의 증편과 백일(101), 백이(102)대대의 기종개편, 이공이(202)대대를 신편하기로 한다.
 이외에도 몇가지 전력증강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럼 시동걸어볼까, 올 스위치 오프, 노말, 노말, 오프. 좋아. 배터리 온, 외부라이트 온, 콤com, 내브nav, 엔진 피드feed 오토.”
 
 왼쪽 자리에 앉은 메이져 무명선생이 여기서 시퀀스를 잠깐 끊고, 옆을 본다.

 “오뎅. 유니폼UHF이랑 빅터VHF 첵은 니가 알아서 해라.”
 “옛썰.”

 옆자리 무장사의 대답을 들으며 스로틀 레버를 들어서 앞으로 민다.

 “그라운드 스타트 뉴메딕pneumatic. 오케이. 넘버투, 스타~트, 아이들.”

 GTG에서 연결된 굵직한 에어호스에 연결된 창원공장제 F100 터보팬 엔진이 그 힘을 발휘한다. 초창기 D형을 타던 조종사들이 대출력이된 F형으로 갈아타면서 “엔진이 3개달렸는지 착각했다.”고 했었고, 다시 F100으로 엔진을 개조하면서 개조작업에 참가했던 조종사가 회고록에 쓰길, “난 로켓으로 개조한게 아닌데?!”라고 하게 된다.
 RPM이 올라가고, FTIT는 안정되고, 다리사이 콘솔의 경고패널중 몇 개가 노란 색으로 빛나는 것을 확인한다.

 “헤이, GTG분리.”
 [라져, 분리 완료.]
 “넘버투 제네레이터, 스타트. 릴리즈. ADI가 좀 느린가?”

 밖에선 기장과 기부가 호스를 접어서 GTG에 우겨넣는 가운데, 자이로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정면 계기판의 자세계가 수평위치로 느릿하게 안정된다.

 “그러면, 원 스타~트, 아이들.”

 이번엔 1번 엔진의 작동이 아이들에서 안정되는 것을 기다려서 그라운드 스타트 스위치를 OFF시키고, 1번 발전기를 시동으로 놨다가 놓는다.

 “AC 버스BUS....노말 확인. 익스터널 파워 오프....확인.”

 그 후로도 규정된 점검시퀀스를 다 수행한 무명소령이 밖에서 헤드셋을 쓰고 있던 기장에게 차륜지 OFF를 지시한다.

 [브레이크 홀드해주세요.]

 기체 양쪽에서 들어온 기부들이 노란색 차륜지를 빼내고, 대리기장을 하고 있는 이하사가 인터폰 잭을 분리한다.

 “오뎅아, 처자지말고 알투(R2) 점검이나 좀 해놔.”
 “...아, 녱. 그런데 알투디투라니깐요.”
 “닭쳐! 씨스리피오!”
 “우엨?”

 여기서 80년대 주말의 명화로 별들의 전쟁을 본 세대와 21세기에 영화관에서 에피소드1부터 본 세대가 갈리게 되는 것인가?!

 19미터가 넘는 날개를 좍 펼친 쌍발전폭기가 주기장을 나와 유도로로 움직이는 동안 기수 웨펀베이에 장착된 AVQ26의 터렛이 자체 점검 단계를 거친다. 물론 무장사가 보는 디스플레이에는 페이브택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면서 보이는 화면이 흑백으로 나오고 있고.
 좁고 긴 날개 밑에는 올리브색 폭탄들이 통털어서 10개, 인너파일런에 고색창연한 3연장 폭탄랙인 TER-9/A와 3발의 500파운드 GBU12 레이져 유도폭탄 조합과, 최신형 스마트 밤랙(BRU57/A)에 역시 최신형인 500파운드 통합직격탄(GBU38) 두발씩.

 “바그람 컨트롤, 스틸12. 리퀘스트 포 테이크 오프.”

 활주로 끝까지 가서 정대하기 직전 노넴 소령이 관제탑을 호출해서 이륙허가를 내놓으라고 강제(?)한다.

 [스틸12, 컨트롤, 클리어 포 테이크 오프.]
 “오케이, 가보실까...맥스 파워, 브레이크 릴리즈!”

 합계출력 58200파운드를 발휘하는 프랫&휘트니 터보팬엔진의 굉음을 끌면서 다크한 색상의 괴조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것이 주식회사(?) 로카프의 최초 전투기해외파병이라 기록될 제71원정전투비행전대 [철매부대]의 첫 전투임무 이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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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서, 더스티다. 거기선 동굴이 보여?”
 [더스티, 네거티브. 우리 쪽에선 앞의 마당정도야. 듀스보고 쏘라고 해.]
 “어차피 듀스가 보낼 거야. 오케. 뒤를 좀 봐주게, 팬서.”
 [라져.]

 초목을 찾아보기 힘든 전형적인 아프간의 산능선 바위그늘에 숨어서, 계곡너머 능선을 감시하는 두쌍의 눈동자가 있다.

 “듀스. 시작해보자고.”
 “라져. 어디부터?”
 “모닥불 옆에 RPG보이지?”
 “방금 앉은 친구?”
 “그래. 930야드.”
 “...확인.”
 “좌측에서 우로 약한 바람...”
 
 20배율 스코프의 클릭을 살짝 돌린다.

 “확인. 온 스코프.”
 “Send it."
 쾅!

 상어머리처럼 생긴 소염기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50구경 탄환이 반대편 능선으로 날아간다.

 “...탱고 다운.”
 
 총구를 떠난 탄두가 탄착하기까지 3초, 특제 MK211탄은 표적에 매우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난리났군, 하지만 잘 숨어야지.”
 “우측에 박격포.”
 “온 스코프.”
 “Send it."
 쾅!

 살짝 조준을 바꾸고 계속 사격을 계속한다. 처음의 로켓추진유탄 옆에 있던 탈레반을 시작으로, 박격포 옆에 있던 탈레반과 탄약박스, 이리저리 숨던 탈레반 등등. 결과적으로 라이트-피프티(바렛 M82A1)에 삽탄된 10발을 다 사용했을 시점에서 동굴 입구 주변에 멀쩡하게 걸어다니는 2족 보행 생물체는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보스맨, 여긴 울프팩. OP 아이린 청소 완료.”
 [울프팩, 보스맨 카피. 다음 OP로 이동할 것.]
 “보스맨, 울프팩 윌코.”

 바그람 기지의 통합특수전센터와 통신을 끝낸 더스티가 장비를 챙기면서 듀스를 채근한다.

 “듀스, 가자.”
 “R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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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라, 이놈들은 또 뭐야?”

 창문도 없이 디스플레이들의 광원과 무전장비들의 램프만이 반짝이는 작전센터 중 하나. 책상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인원들은 전부 어디 가볍게 산책이라고 나갈 듯한 복장뿐으로 군복은 찾아볼 수 없는데.

 “어이, 이쪽에 울프팩이 있지 않았나?”
 “....저기에 있군. 이제 나오고 있어.”
 “미스터 화이트. 저거 어떻게 하죠?”

 콘솔을 잡고 있던 젊은이 한명이 뒤에 서서 디스플레이를 응시하던 나이가 있어 보이는 백인에게 묻는다. 미스터 화이트라 불린 그가 잠시 후 내선전화기를 든다.

 “여기, 화이트요. 거기 퍼킨스가 있을텐데.”
 [전화바꿨네, 랫츠. 울프팩인가?]
 “그래 퍼키. 그 친구들 옆에 나쁜 놈들이 좀 많이 보이는군.”
 [...아, 그렇군. 아직 들킨 것 같진 않은데.]
 “방향이 직통이잖아.”
 [이런 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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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남부 고원지대 3만 피트 상공에서 빙빙 돌고 있는 스틸12의 오늘 임무는 비계획 CAS, 근접지원이다. 
 현재 이 바닥의 대략적인 시츄에이션을 보자니, 03년 이후 천조국의 전력이 이라크에 집중된 틈을 타서 슬금슬금 기어나오기 시작한 탈레반의 세력이 어느새 아프간 전역의 절반이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중이다.
 여기에 여력이 부족한 미군이 온갖 사탕발림과 협박(?)을 사용해서 동원한 주로 나토군이 주축이 된 ISAF가 아프간의 새롭고 강력한 부족으로 발을 딛게 됐지만, 반군의 영향력은 줄어들기는커녕 되려 검고 미끈미끈한 어느 벌레처럼 절찬리에 창궐하는 중이고...

 [스틸12, 보스맨, 컴인.]
 “스틸12, GO AHEAD."
 [스텝 넘버 5에 화력 지원 임무다, 스틸.]
 “보스맨, 스틸12. 스텝 넘버 5 카피.”

 예정된 초계구역에 도착한지 30분이 지났을 즈음, 통합특수전센터, 콜사인 [보스맨]의 호출이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도 [보스맨]을 비롯한 ISAF 지휘관들은 스틸12의 투입에 회의적이었고, 아예 주간작전이 인가되지 않은 [리퍼31]까지 억지로 출동준비를 시키고 있는 현실이었다.
 보통 미군의 타격독수리나 싸우는 매들이 2대씩 짝지어서 다니는 공역을 혼자서 커버하는 것은 솔직히 ISAF 사령부 쪽에서도 회의적이었지만, 보유한 F-111이 4대 밖에 안 되는 관계로 단기 임무만 돌릴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 철매부대의 땡깡이 이유다. 
 물론 [스틸12] 자신들은,

 “원래 하천기는 맨날 단기임무였는데 뭘?”

이라고, 뭔 개소리냐면서 쿨~하게 이륙했지만.

 일단, 스티어포인트5로 이동한 [스틸12]에게 [보스맨]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1. OP 아이린을 타격한 AFO 울프팩이 퇴출 중,
2. 대규모의 탈레반 집단과 조우, 
3. 교전을 벌이면서,
4. 퇴출지점인 OP 도로시로 이동중이며,
5. 초기에 증원으로 투입된 XXX의 프레데터 UAV는
6. 탑재무장 중 한발 사용해서 지원했으나,
7. 다음 사격 중 무장계통 FAIL로, 사격불능.
8. 가장 근처에서 출동한 퇴출전력 [프라울러8]은
9. ETA 30분으로, 시급히 지원이 필요하며
10. [울프팩]과 UAV가 레이져조명이 가능하다.

 “이렇다는 데요.”
 “별거 없군. 보스맨, 여긴 스틸12, OP 도로시 주변의 GPS 좌표를 제공할 수 있는가?”
 [스틸12, 보스맨. 채널23을 사용해서 울프팩이 제공가능함.]
 “라져 보스맨. 스틸12, 인게이징.”
 
 스티어포인트5에 도착하기까지는 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복이 심하고 초목이 별로 없는 고산지대로, 3만 피트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남쪽 능선에 걸쳐있는 작은 촌락이 보이는데, 맵상에서는 OP 도로시라고 돼 있다.

 “울프팩, 스틸12. 응답바람.”
 [....스틸! 울프팩!...]
 
 정신없는 것 같다. 오른쪽 자리에 앉은 오뎅이 페이브택을 조작해서 마을 주변을 살펴보자, 화질이 높지 않은 흑백화면 속에서도 교전중임을 추측할 수 있는 고열원 반응이 계속 보인다.

 “정신없나 본데요. 소프램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보스맨, 스틸12. UAV는 아직 주변 체공중인가?”
 [스틸12, 보스맨. 어퍼머티브.]
 “보스맨, 스틸12. 울프팩이 매우 바쁜 것 같다. UAV로 표적 조명을 요청한다.”
 [스틸12, 보스맨, 스탠바이.]

 AVQ26 페이브택에 비하면야 더 낮은 고도에서 최신형 전자광학장비를 돌리는 프레데터 UAV가 고해상도로 표적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지금같은 근거리 보병전투 상황 하에서 정확한 조준이 요구될 때 더욱 그렇다.
 
 [스틸12, 보스맨. 타겟 레이징. 클리어드 핫!]
 “왔어요! 보입니다!”
 “보스맨, 레이징 확인. 오뎅, 떨구면 맞냐?”
 “잠시만요.....밤스 어웨이!”
 “밤스 어웨이!”

 좌측 3번 파일런에 장착돼있던 500파운드 레이져 유도폭탄이 랙에서 분리돼서 죄와 악이 가득한 지상으로 떨어져 내려간다.

 “아직?”
 “스탠바~이, 임팩!!”

 충전물인 87kg의 트리토날 폭약은 반경 수십미터 구역까지 초고속의 강철 파편과 고압의 폭풍우를 작렬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런, 먼지가 너무 날리는데. 오뎅, 알투(R2)화면은 어떠냐?”
 “...이쪽도 만만치 않은데요. 너무 고열원이라.”

 OP 도로시 상공을 통과한 메이져 노넴은, 이제 도로시를 기점으로 해서 크게 선회코스를 잡기로 한다.

 “울프팩, 스틸12. BDA를 요청한다.”
 [...치익, 스틸, 울프팩! 방금 한방은 제대로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많아! 우린 도로시 서남쪽 2층 건물에 있다! 반경 100피트 밖에 움직이는 것은 모두 적이다!]
 “울프팩, 스틸12. 혼자 서있는 2층짜리 발코니 있는 작은 집인가?”
 [...칙, 울프팩! 어퍼머티브! 치익...]

 선회하던 F111이 약간 멀리 떨어지더니 중고도에서 다시 폭격코스를 잡는다.

 “오뎅, 2층집 북쪽 200피트에 제이댐 4발로 저지선을 치자. 콜?”
 “...으음, 옛썰.”

 일단 사격통제레이더로 OP 도로시를 전체적으로 스캔하고, 레이더 영상을 확인해서 좌표 4개를 딴다. 첫 드라이 패스로 좌표를 딴 다음엔, 무장사 오뎅이 각 좌표마다 GBU38 GPS 유도폭탄이 들어갈 방향과 돌입각도를 입력해서, 각 폭탄에 저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럴 때 만큼은, 평소엔 기면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체처럼 처자는 오뎅이지만 일단 폭격좌표 장입만큼은 후다닥 해치우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 

 “아오, 빨콩없으니까 힘드네.”
 “빨콩같은 소리하지 말고 닭치고 장입이나 하라능.”

 그런 와중에도 포인팅스틱 성애자인 오뎅이 불평을 하고, 그걸 갈구는 메이져 노넴의 구도는 계속된다.

 “장입완료!”
 “오케이, 울프팩, 스틸12. 현재 위치 통보바람.”
 [...투타타! 스틸, 울프팩. 아까와 위치변동 없음.]
 “라져 울프팩, 대량 주문 들어간다능, 대가리 처박고 숨으라능!”
 [이런 맙소사!]

 두 번째 패스에 들어간 下川기는 아웃보드 파일런에 매달린 통합직격탄 4발을 한번에,

 “터져라, 트리토날!
  갈라져라, 프래그먼트!
  밤스 어웨이! 온더 래애애애앤드!”

 갖다 뿌려버린다. 실제로 위성항법장치탑재 통합직격탄이 도입되면서 폭격시의 난이도는, 조종사 입장에서는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 표적 좌표만 확실하면, 알아서 화력통제시스템이 기체의 위치와 속도 정보를 바탕으로 폭격 엔벨로프를 설정해서, 그 안에 표적 좌표를 집어넣고, 투하하기만 하면 보통 반경 5m안에 탄착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레이져 유도폭탄의 CEP 3m에 비하면 많이 빗나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LGB는 솔까 안 맞는걸 억지로 맞추는게 아니라, 근처까지는 가도록 투하하고 마지막에 빗나가지 말라고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엔벨로프 안에서는 일단 명중한다는 보장이 있는 JDAM은 신세경, 아니 신세계나 마찬가지라니까!!

 “....쓰리, 투, 원...빰파카빠아~암!!”
 뚜쉬! 켁! 폭력반대!
 “안 되겠어, 이 섕키. 어떻게 하지 않으면.”

 FLIR를 보면서 탄착을 확인하면서 외친 오뎅의 중2병 단말마(?)에 노넴이 물리적으로 응징하면서 갈구는 장면이다.

 “일단, 울프팩, 스틸12. BDA 요청한다.”
 [....]
 
 아무리 미육군 최정예라는 전투적용단(CAG) 작전팀이라지만, 바로 앞마당에 500파운드 항공폭탄 4개가 동시에 떨어져서 폭발하면 무전이고 뭐고 받을 정신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울프팩, 스틸12.”
 [...치익, 스틸, 울프팩. 치익...]
 “울프팩, BDA를 요청한다.”
 [...치익, 아아 그렇군. 방금 굉장했어. 공격이 그치고, 나머지는 산을 올라서 도주 중. 치익...]
 “아군 피해는 없나, 울프팩?”
 [...치익, 먼지를 뒤집어쓴 것 빼고는 피해 없음, 스틸. 당신들 최고야! 치익...]
 “땡큐, 울프팩....보스맨, 프라울러의 ETA?"
 
 지상의 찬사를 쿨하게 받은 노넴이 다시 바그람을 호출해서 퇴출전력의 도착예정 시간을 요청한다.

 [스틸12, 보스맨. 8분후에 도착한다.]
 “스틸12, 카피. 퇴출할때까지 주변 경계에 들어가겠음.”
 [보스맨. 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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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건 엄청나군, 퍼키.”
 “아, 그래. 저렇게 쏟아부어 놓고도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어. 연료 상태도 느긋하고.”

 프레데터가 보내주는 열상화면을 보면서 두명의 늙다리들의 대화는 대충 저런 내용이다.
 마침 화면에는 OP 도로시의 능선 산길에 램프 도어를 걸친 큼지막한 텐덤 로터 헬기의 모습과, 헬기로 달려오는 4명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화면의 줌을 저배율로 밀고 반대편 능선을 보다가, 그것을 발견했다.

 “잠깐, 좌측아래 다시! 좀더, 좀더.”

 5명 정도로 보이는 인영들이 뭔가 바위처럼 보이는 것에 달라붙어 있는 듯 싶더니,

 “트리플A!?”

 2연장으로 길쭉한 총신이 뻗어나온 대공기관포가 틀림없다. 생긴 걸로 봐서는 분명 [자신]들이 20년 전에 중난하이를 통해서 조달해서리, 마수드 왕자에게 준 [그것]들과 똑같다.

 “젠장! 스틸12, 보스맨.”
 [스틸12, 말하게 보스맨.]
 “OP 도로시 남쪽 능선에 트리플A 출현, 시급히 타격요망!”
 [스탠~바이, 보스맨....확인. 어택!]
 “기다려라, 스틸. 이쪽에서 레이징을...”

 화면을 가로질러서 거대한 비행물체가 지나가고, 

 [스틸12, 밤스어웨이~!]

 다음 순간, 23mm로 추정됐던 대공포좌에 열상장비의 허용한도를 넘는 화구가 발생하면서 화면을 뒤덮었다. 

 “뭔 짓을 한거야?!”
 “...아이고 맙소사...레이져유도폭탄을 다이브밤으로 내려찍었어...”
 [타겟 디스트로이드, 리피~트, 타겟 디스트로이~드!]
 [...치익, 여긴 울프팩, 타겟 뉴트럴라이즈 확인. 치익...]
 [보스맨, 프라울러8. 울프팩 탑승 완료. 퇴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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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방램프를 내려서 엠투포리(M240)을 거치해놓은 너머로 아까 자신들이 개발에 땀나도록 뛰어내려온 능선이 보인다.

 “더블D, 오늘은 정말 핫했구만.”
 “그러게 말이다, 베가스.”
 “야, 저거 스틸12아니냐?”
 “어디....저거....어라, 아드바크잖아!?”

 적지않게 고도를 높이 잡고 비행하는 프라울러8이지만 치누크의 한계로, 고정익 제트전폭기와 같은 고도에서 놀 수는 없는게 인지상정.
 그런데 등짝을 보이면서 계곡 사이를 누비고 있는 어두운 색의 가변익 전폭기는 F-111 아드바크가 분명하다.
 말을 잊고 바라보는 가운데 시야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횡단해서 지나갔던 F111이 다시 선회, 프라울러8의 좌측 후방에서 우측 전방으로 고속패스하면서,

 [퓨얼 덤프, 버너 온!]
 푸화아아아앜!!!

 트윈 터보팬엔진의 굉음에 더해서, 엔진노즐 사이의 덤프밸브에서 뿌려진 JP-8 연료에 애프터버너의 불꽃이 옮겨붙어 100피트가 될법한 화염을 분출한다.

 “....피닉스...그래. 피닉스야.”

덧글

  • Bluegazer 2015/07/17 11:47 # 답글

    신연재인가요?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네요.
    혹시 바그람 기지 영내에 보타버거 지점이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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